top of page

​그림들을 클릭하시면, 큰 화면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작업노트(2019)

 

정태후

좀비가 움직이는 시체라면, 그림은 멈춰있는 불사조 같다. 그림을 그릴수록 그림들은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만 같다. 영화 감상 중에 정지 버튼을 누른 상태처럼.

현재 나의 작업의 키워드는 신화, 투사 그리고 강렬한 붓 터치라 생각한다. 신화는 인간 욕망의 원형을 드러내는 이야기라고 보았다. 신화를 읽으면서 나타나는 다채로운 욕망들이 인간 보편적 모습을 은유의 형태로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주변 사람들을 신화 속 주인공으로 바꾸어보는 상상을 자주 한다. 신화는 그림의 주제나 소재를 본인의 방식으로 재해석 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제공한다. 그러나 단지 신화를 이야기 그대로 충실하게 그려내는 것에는 관심이 많지 않다. ‘내면’을 이야기하고 싶다. 그래서 어느 서사와 장면들을 재현하거나 묘사하는 형식은 아니다.

2018년 하반기에 운명적인 상황에 처한 인물의 순간적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사슴으로 변하는 악타이온과 그런 주인을 물어 죽인 사냥개들의 비극에서 착안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절제된 구성과 폭발하는 붓 터치로 시각화 하였다. 이 때부터 인물과 함께 동물들과 ‘개’ 소재에의 흥미가 크게 생겼다.

2019년 ‘개’, ‘왕관을 쓴 개’ 등을 주요 소재로 삼은 그림들을 그렸다. 감정 이입과 의인화가 특징이다. ‘개 그림’들은 인터넷 검색엔진 사이트에서 ‘도베르만’ ‘달마시안’ ‘사냥개’ 등의 검색어를 입력해 나온 이미지들을 보고 선택하여 주관적으로 해석해서 그린 것이다. 위엄 있는 인물의 초상처럼 본인을 포함한 주변인들을 투영해, 마치 인간적인 감정을 지닌 존재들처럼 시각화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개 이미지들이 ‘도베르만’, ‘달마시안’, ‘사냥개’ 등을 ‘대표’하는 것 같았고, 각각의 사진이 찍혔던 실제 개들은 현재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른다는 점에서 유령과 같이 느껴졌다. 유령인 주제에 나름의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곧 그려질 나의 회화와도 이미 닮아있었다.

자신의 예술 작품과 사랑에 빠져버린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신화를 읽고 상상을 확장하여 개 조각을 소재로 표현하기도 했다. 해당 그림들에서 개 조각품들을 생명력 없이 경직된 모습이 아닌, 생동감과 에너지가 넘치게 표현했다. 피그말리온의 조각도 영혼을 얻어 살아 숨쉬는 여인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식물 작업인 ‘괴물’ 들도 유사하다. ‘아이리스(iris)꽃’을 검색해서 나온 이미지들을 보고 재해석해 표현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식물의 정적이고 수동적인 이미지로부터 탈피하여 괴물에 빗대고, 카리스마 있고 힘이 넘치는 모습의 ‘초상’과 같이 표현하고자 했다.

Worknotes(2019)

Jung Taehoo

 

 

If a zombie is a moving corpse, then painting is like a frozen phoenix. The more I draw, the more likely the pictures will start moving. Just like a movie stuck on the pause button.

I believe the current keywords for my work are myths, reflections(projection), and intense brush touches. Myths are stories that reveal prototypical human desires. I believe that the various desires reflected on reading myths showed the human universal aspects in a metaphorical form. I often imagine turning my acquaintances into mythical characters. Myths provide elements that allow one to reinterpret the subject or material of a painting in an artist’s way. But I’m not interested in just faithfully portraying myths. I want to talk about ‘the inner side’. Thus, my works are not the form of reproducing or describing any narratives or scenes.

In 2018, I wanted to express the momentary feelings of a person in a fateful situation. Hence, I began to draw tragic scenes in Greco-Roman mythology, such as a scene where Aktion turns into a deer and the hounds that killed their master. I visualized this scene with understated composition and explosive brush touches. From this moment on, I became very interested in not only people but also animals, especially dogs, as potential material for my art.

In 2019, I drew paintings with dogs and crowned dogs as main subjects. These works can be characterized by empathy and personification. My dog paintings are subjective interpretations based on images selected from search terms such as ‘Doberman’, ‘Dalmatian’, and ‘Hunter dog’ on internet search engines. As a portrait of a majestic figure, I projected my acquaintances, including me, on canvas, visualizing the dogs as beings with humane emotions. In the process, I felt that the images of dogs floating on the Internet seem to ‘represent’ Doberman, Dalmatian, and Hunting dogs, etc. Also, the actual dogs in each photo felt like ghosts to me because it is unknown whether they were dead or alive. They are already similar to my paintings, which are soon to be painted in that they are ghosts and have some influence.

I read a myth of a sculptor ‘Pygmalion’, who fell in love with his art and extended my imagination to express dog sculptures as material. In these paintings, I expressed the dog sculptures full of vitality and energy, not lifeless rigidity. This is because Pygmalion’s sculpture has also achieved the soul and changed to a woman who lives and breathes.

A few of my works that involve plants as subjects titled ‘Monsters’ are similar to this. I looked at the images of the iris flower and reinterpreted them. I rejected the static and passive image of plants which is commonly used and linked them to monsters. I also wanted to express these monsters as a ‘portrait’ of charismatic and energetic figure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