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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te

 

 

정태후

 

인물과 대상의 어두운 감정을 과감한 붓질로 표현하는 회화의 물질성을 다룬다. 특히 나의 작업에서는 인물의 '표정'을, 사진이나 실제로 보아도 인지 할 수 없는, 회화에서만 접할 수 있는 방식인 물감의 물질성으로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특정한 모델이 없는 상상 속의 인물들의 어두운 감정을 채도가 낮은 색채로 표현하였다. 2014년의 <소용돌이> 연작으로 마음이 괴로워서 휴식을 취해도 불편한 순간의 심리와 고통 받는 나의 감정을 뭉개진 얼굴들을 통해 표현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5년부터 나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준 인물인 남동생을 모델로 그렸다. 남동생은 나를 닮았기 때문에 그 얼굴에서 자아를 찾을 수 있었고, 생물학적 성을 바꿔보는 상상을 하며 나의 남자버전을 그려낼 수 있었는데 이는 자화상으로 연장되고 확장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2017년부터는 그림의 인물 뿐 아니라 ‘배경’ 부분도 구현하여, 보는 사람이 그림 속 인물의 상황과 이야기를 유추할 수 있도록 했다.

<미지수의 드라마> 연작(2017)에서는 외부 세계로 나아가는 출발점에 선 인물들을 표현했고, 2018년 7월의 첫 개인전 <요란한 자장가>의 회화들은 상황과 장면이 구체적으로 묘사된 밤에 자신의 감정과 내면에 빠져든 청년들을 재현한 작품들이다.

 

2018년 12월 두 번째 개인전 <달과 메아리>의 작품들에서는 구체적인 묘사에 치중하기 보다는 해석의 여지가 풍부하도록 시각적으로 붓의 움직임을 추적하며 강한 인상을 받을 수 있는 회화 표현을 고민했다. 전작의 청년들 대신 신화에 나오는 악타이온과 같이 운명적인 상황에 직면한 인물의 순간적인 감정을 시각화하기 위해 동물들이 등장한 작품들과 함께 일부는 캔버스가 아닌 일반 사물에 그려지기도 했다.

유리병과 캔, 종이가방 등에 회화적인 바탕을 만들고 그 위에 채도가 높은 색들을 몇 개의 붓질을 이용해 표현했다. 이는 많은 작가들이 갖고 있는 매체의 한계에 대한 비판적 의심에서 시작된 질문과 실험의 차원에 입각한 나의 새로운 시도로, 지금까지의 작업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왔던 붓질과 더불어 평면에 그려졌던 작업의 입체화도 시도해 보고 있다.

이처럼 하나의 목소리에서 시작된 메아리가 멀리 긴 소리로 번지듯, 작게 시작된 나의 사고 또한 작품 속에서 다양하게 확장되고 변주되고 있다.

Work note

 

Taehoo Jung

I have been drawing to illustrate crushing or distorting of faces, and as if paints are covering the face of the characters with coarse brush strokes when I am trying to express my distressed state of mind and painful emotional state. I have been expressing the dark emotions of imaginative characters without a particular model by using colors with low chroma from 2011 to 2014. The <Whirlpool> series in 2014 is the representative work that expressed my state of mind and painful emotions at the moments of discomfort, even if I take rest due to my distressful mind by means of the crushed face.

Since 2015, I have been drawing with my younger brother, who had a marked influence on my life as the model for my paintings. Since my younger brother and I have a very similar look, I was able to find my ego in his face. Moreover, I was able to draw my male version by imagining the changing of biological gender. This was extended into my self-portrait with an expanded meaning.

In my latest works in the latter half of 2018, I pondered over painting expressions that can impart powerful impression by visually tracking the movements of the brush in order to provide abundance of room for various interpretations rather than focusing on specific descriptions. Instead of youthful characters in my previous works, some of my works were drawn on ordinary objects rather than canvas along with the works in which animals are featured in order to visualize the spontaneous emotions of characters confronted with fateful situations such as the mythical figure of Actaeon. I established a background for painting on glass bottles, cans, and paper bags, and I made expressions by using several brush strokes with colors with high chroma on top of such a background. This is a new attempt I pursued from the perspectives of the domains of questions and experiment that began from critical suspicions that many artists have on the limitations of media. As such, I wanted to attempt brushing that has been functioning as an important factor in my works thus far along with creation of 3-Dimensionality of the works that had been drawn on flat sur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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